내가 어릴 때 잠종장(蠶種場)에서 밥 얻어먹고 살은 적이 있다.
절에 살다 도망나와 이리 저리 돌아 다니다가 만난 곳이 잠종장이었다.
그 때 일본인 노인이 한명있어 이 소강(燒糠)을 전문적으로 만들면서 잠종장에 근무하시는 분이 있었는데
그 때 치잠(稚蠶: 어린누에)사육할 때나 누에에 소독을 할 때 이 소강(燒糠)을 만들어 사용하였었다.
대개 치잠사육은 누에 크기의 배가 되게 뽕잎을 작게 썰어 주는데 그렇게 작게 설은 뽕잎은 금새 말라버리기에
치잠이 잘 먹지 못하며 만약 굳은 뽕잎을 먹은 누에는 좀 커서는 대개 백강병(白彊病)이 들어 죽게 되므로
뽕잎을 적게 썰어서 먹이드래도 마르지 않게 이 소강(燒糠)을 상자 밑바닥에 두툼이 깔고
그 곳에 물을 붓고 상자 네 모퉁이에 포르말린 액을 묻힌 솜을 놓아 소독케하고
상자 위에는 얇은 천을 덮어 습기가 유지되게 하여 치잠(稚蠶)을 기르면서 몇년의 세월을 보낸적이 있다.
이 때 소강(燒糠)을 만들면서 오래도록 불이 꺼지지 않고 타는 것이 신기했고
연기는 보이는데 불은 보이지 않는 것도 신기하고
그 얇은 왕겨가 불 덩어리가 되어 식히면 숯이 되는 것도 신기하고
그 소강을 가지고 대나무 약물을 내린다거나 다슬기 약물을 내리며 약을 다리고
가끔 닭이나 오리를 한지에 말아 진흙을 발라 그 위에 소강을 가득 얹어 불을 지피면
고기가 타지 않고 잘 익어 배고픈 어린시절 그 얻어먹은 맛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각설하고..........
대개 맵져는 밖에서 불을 지피면 불이 잘 붙지도 않고 설사 불이 붙어도 잘 타지도 않는다.
옛날에는 아궁이에 맵져를 넣어가며 풍구를 이용해서 바람을 불어 넣어면서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냥 맵져는 잘 타지 않는다.
타더라도 열량이 적고 느리게 타면서 타는 즉시 재가 되므로 별로 이용처가 없는데
이 맵져(왕겨)를 소강기(燒糠器)라는 것을 만들어 맵져속에 넣고 처음 불을 지필 때
이 소강기속에 신문지 한장이면 불을 지피게 되는데 이렇게 불을 지펴 맵져를 가득 쌓아 덮어두면
연통으로 연기가 강렬하게 솟아오르면서 쌓아놓은 맵져는 재가 되지않고 불 덩어리가 된다.
이러한 불 덩어리를 삽으로 헤쳐 식히면 바로 숯이 되는데
이 소강으로 흙집 방바닥이나 벽에 섞어 바르면 종이장판이나 벽지도 잘 붙는다.
맵져1가마 정도를 소강기를 이용해서 불을 지피면 강렬한 연기와 화력이 1시간 정도 지속된다
소강기 만들기는 철판을 원뿔형으로 만들고
그 철판에 삼각의 구멍을 많이 뚤고
그 원뿔형 철판 상단에 연통을 조립하면 된다.
無耘(토수)sowoozee@hanmail.net
삼륜(三輪)구들연구소ⓒ(www.gudeul.net)
이동시 위의 주소와 함께 옮겨주셔야 저작권법에
저촉이 되지 않습니다.
'황토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황토구들 솔잎 땀 체험기 (0) | 2009.04.25 |
---|---|
[스크랩] 수도 녹이기 (0) | 2008.11.27 |
[스크랩] 황토방 짓기 (0) | 2007.09.04 |
[스크랩] 황토집의이해 (0) | 2007.03.08 |
[스크랩] 돌과 흙으로 아담한 아궁이 만들었어요 (0) | 2007.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