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나무는 장점이 많은 작물이다. 뽕잎은 누에 먹이로 또는 기능성 식품 원료로, 줄기는 벽난로 땔감(불꽃이 아름답고 타면서 향기가 나며 재가 적어서 벽난로용으로 구라파에서 인기가 가장 높은 것 중에 하나임)으로, 열매는 과실로, 뿌리는 기능성 식품으로 쓰인다.
기르는 데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고 무엇보다도 농약을 아주 적게 치는 작물이다. 뽕나무는 과수와는 달리 제초제 두 번을 포함하여 한 해에 대체로 네 번이면 된다. 따라서 팔당호라든지 대청댐 같은 수원지에 뽕밭을 만들면 농약공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뽕나무는 비옥한 데서 잘 크지만 척박지에서도 다른 과수보다 잘 자라고, 응달에서도 잘 된다. 경사지에서는 오디뽕나무로 가꾸면 토양 유실을 줄일 수 있다. 밭을 만들어 재배할 수도 있지만 그저 밭 주위에 3,40여 그루 심어두고 잎과 오디를 따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뽕나무를 가꾸는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가. 뽕나무 품종과 묘목 만들기
1) 뽕나무 품종
우리 나라에서 육종을 통해 뽕잎이 많이 나고 여러 가지 특징이 우수하다고 인정되어 장려품종으로 지정한 것은 18종이다.
뽕 품종은 몇 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는데 봄철 싹트는 시기에 따라 올뽕, 중뽕, 늦뽕으로 나누고, 뽕잎을 이용하는 시기에 따라 봄누에용, 가을누에용, 봄·가을 겸용으로 나눈다.
또 누에가 자라는 단계에 맞춰 애누에용, 큰누에용, 애·큰누에 겸용 등으로 나눈다. 요즘은 뽕나무가 기능성 식품 소재로 널리 쓰임에 따라 누에사육용, 뽕잎용, 그리고 오디용 등으로 나눈다.
봄철 싹트는 시기에 따라 나누면, 올뽕은 청올뽕과 홍올뽕이 있는데 중뽕에 비해 3∼6일 일찍 싹이 튼다. 뽕잎 생산량은 청올뽕이 홍올뽕보다 많다.
추위에 가장 강한 품종은 용천뽕이며, 검설뽕과 수봉뽕도 강한 품종이나, 대륙뽕, 청올뽕 등은 약한 품종이므로 산간지는 피해서 심는다.
잎을 이용하는 잎뽕으로 인기가 높은 YK-209라는 품종이 있는데 생산성은 개량뽕보다 24% 높은데다, 잎에 루틴 성분이 많으며, 늦가을까지 잎이 싱싱한 채로 유지되어 기능성 뽕잎으로 인기가 높다.
오디 품종은 아직 장려품종으로 지정되지 않았으나, 휘카스 4X, 대원뽕, 대륙실생 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널리 심는 품종은 중뽕이며 현재 개량뽕과 청일뽕이 뽕밭 면적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는 개량뽕, 청일뽕, YK-209, 그리고 몇 가지의 오디용 뽕 품종만이 생산되고 있다.
2) 묘목 구입
묘목을 키우기 위해서는 씨를 뿌려 실생묘를 만드는 데 1년, 접목해서 키우는 데 1년, 모두 2년이 걸린다. 양잠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이 한국상묘협회(☎ 02-783-7673)로 주문하여 구입하는 편이 유리하다.
나. 뽕밭 만들기
1) 장소와 규모
뽕나무는 매년 수확하고 다시 씨를 뿌리는 채소와는 달리 투자비가 많고, 한 번 심으면 적어도 10년 이상 한곳에서만 재배를 해야하므로 신중하게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
농약을 많이 쓰는 과수원과 채소밭, 논 등과 인접해 있으면 농약의 피해를 받는다. 또 가능하면 경사지보다는 평지를 택한다. 뽕밭 관리작업에서 경운기, 트랙터, 방제기, 수확기 등 많은 농기계를 이용할 수 있어 평지에서는 부부가 2 ha까지도 가능하다.
2) 뽕밭 토양
뽕나무는 척박한 토양에서도 과수보다 잘 자라지만 좋은 토양에서는 더 잘 자라므로 좋은 토양을 택해 심어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 뽕나무가 잘 자라는 뽕밭의 토양을 조사해 보면 토심이 깊고 물빠짐이 좋은 곳이다. 가장 적합한 토성은 참흙과 모래참흙이며 모래땅과 질흙, 자갈이 많은 땅, 배수가 나쁜 땅에서는 자람이 떨어진다. 적당한 토양반응이 pH 6.5인데 대부분의 토양이 이 보다 산성이므로 석회로 중화하면 된다.
3) 뽕밭만들기
가) 심는 시기
뽕나무는 봄과 가을에 심는다. 봄심기는 봄 싹트기 전 남부는 3월 중·하순, 중·북부는 3월 하순부터 4월 초순에 심는다. 봄심기 때에는 기온이 높고 매우 건조하여 심는 과정에서 묘목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을심기는 낙엽이 진 후 11월 중·하순부터 12월 초순까지 심는데 일손이 비교적 한가하고 여유가 있고 심은 뒤 흙과 뿌리가 겨울 동안 잘 밀착되어 이듬해 봄 뿌리의 발육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뽕나무 뿌리는 다른 부분보다 추위에 약해 -5℃이하로 떨어지면 죽게 되므로 얼지 않도록 뿌리를 묻어놓고 심는다.
나) 묘목의 준비
묘목이 도착되면 일단 가식을 하여 가을에는 얼지 않게, 봄에는 마르지 않게 한다. 가식장소는 심을 밭의 배수가 잘 되는 곳이 좋다. 뿌리가 충분히 묻히도록 심는데 봄에 심을 때는 자칫하면 싹이 나오므로 그늘이나 건물의 북쪽과 같이 서늘한 곳에 가식해 둔다.
가을에 받아 이듬해 봄에 심을 경우, 단을 풀어 뿌리 부분이 10cm 이상 묻히게 한 줄로 비스듬히 뉘고, 흙으로 잘 다져 묻는다. 단을 통째로 묻으면 뿌리 사이 공간으로 찬바람이 들어가 얼어죽는다.
묘목을 심기 전에 상한 뿌리, 말라죽은 뿌리, 병·충해를 입은 뿌리 등을 잘라 버리고, 20cm 길이로 다듬는다. 이 과정에서 묘목의 굵기에 따라 크고 작은 것을 가려 두었다가 같은 것끼리 심어 비배관리(거름을 주고 가꿈)로 조절하면 전체 뽕밭의 발육을 고르게 할 수 있다.
다) 뽕밭의 구획
기계로 관리하기 쉽도록 골의 길이가 길게 한다. 평지에서는 햇빛을 잘 받도록 남북 방향으로, 경사지에서는 등고선에 따라 구획을 짓는다.
라) 심는 거리
뽕나무가 다 자란 뒤에 서로 엉키지도 않고 또 빈곳이 생기지 않으면서도 일조와 통풍이 좋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농기계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보통 뽕잎 수량은 많이 심을수록 많아지지만, 그루 수가 일정 한도를 넘으면 환경이 나빠져 도리어 수량이 줄어들고 엽질이 떨어진다, 심는 거리는 누에치기를 위한 뽕밭과 오디를 따기 위한 뽕밭이 각각 다르다. 또한, 누에치기 위한 뽕밭에서는 경운기로 관리를 할 것이냐 또는 트랙터로 관리를 할 것이냐에 따라 심는 거리가 다르다. 경운기 위주의 관리일 때에는 이랑사이의 폭이 최소 1.8m 이고, 트랙터 위주의 관리일 때는 최소 2.2m 는 떼어놓아야 한다. 오디 뽕밭의 경우에는 뒤에 따로 설명한다.
뽕나무 심는 거리에 따라 10a당 필요한 묘목 수를 계산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한 줄 이랑식 10 a 당 심는 그루 수 = 1000 ㎡ / 이랑 사이(m) X 그루 사이(m) 두 줄 모듬 이랑식(밀식뽕밭) 10 a 당 심는 그루 수 = 1000㎡ / [좁은 이랑사이(m) + 넓은 이랑사이 (m)] X 그루사이(m) X 2 사용하는 농기계의 종류에 따라 떼어놓아야 하는 이랑의 거리는 표와 같다.
4) 뽕나무 심기
가) 심을 골 파기
뽕나무는 심을 때 뿌리가 충분히 뻗을 수 있도록 심을 골을 파고 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뿌리가 잘 뻗으면 수량도 비례해서 많이 나기 때문이다. 뽕나무의 뿌리는 대개 50cm 깊이까지 뻗는데 흙 조건이 나빠 이보다 얕게 뻗으면 뽕나무의 발육도 떨어진다.
뽕나무를 심기 전에 깊이 45cm 정도, 너비는 잎을 수확하기 위해 2열식 밀식 뽕밭으로 만들 경우 80cm의 골을, 오디 수확을 위한 뽕밭으로 만들 경우 깊이와 너비를 각각 45cm 정도 구덩이를 판다.
나) 토양개량
뽕나무는 석회를 좋아하며 토양이 pH 6.5부근에서 잘 자라는데 우리 나라 토양의 pH는 대체로 5.4 내외의 산성이므로 심을 때 석회로 개량하고 심으면 잘 자란다. 석회 주는 양은 토양을 떠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분석하는 것이 원칙이나 그렇지 못하면 농용석회로 10a당 200∼300kg 정도 넣는다.
산을 개간하여 심는 경우에는 인산 성분이 부족하므로 용성인비 100kg/10a을 밑거름으로 넣어주면 효과가 크다. 퇴비의 효과도 크기 때문에 심을 때 10a 당 2톤 정도의 퇴비, 또는 가축분뇨 등과 같은 유기물을 심는 골에 넣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다) 심는 깊이
묘목을 심을 때에는 보통은 줄기와 뿌리의 경계 부분이 땅 표면에서 10cm 깊이에 묻히도록 심는다.
라) 심기
심을 골 깊이를 45cm로 판 경우, 그대로 묘목을 심기에는 너무 깊으므로 흙으로 15cm 정도 채우고 준비한 유기물을 그 위에 넣는다. 또 여기에 밑거름으로 준비한 3요소를 뿌린다. 뿌리가 기비층에 직접 닿지 않도록 흙으로 약간 덮어준다. 뿌리가 자라서 여기에 닿게 되면서부터 자람이 한층 빨라진다.
파 놓은 골 중앙에 그루 사이를 표시한 못줄을 띄워 놓고, 그 표지에 묘목을 곧게 세우고 가지를 조금씩 흔들면서 흙을 넣고 뿌리 근처를 밟아 준다. 이때 준비한 석회를 흙과 버무리며 골을 메우면서 단단히 밟아 준다.
봄에 심을 때는 심고 나서 줄기를 땅 위 10∼15cm 정도 남기고, 가을에 심을 때는 40cm 정도 남겨두고 자른 뒤, 이듬해 3월중에 봄심기한 것과 같은 정도로 내려 잘라 준다.
5) 두 줄식 밀식 뽕밭만들기
가) 속성 밀식 뽕밭의 특징
일정 면적에 묘목을 많이 심고, 비닐필름으로 피복하여 주는 방법이다. 이렇게 심으면, (1) 심고 나서 첫해 가을부터 뽕잎을 거둘 수 있어 빨리 소득을 올릴 수 있다. (2) 종래 심어 왔던 930그루/10a 보다 훨씬 많은 수량을 여러 해 동안 계속 얻을 수 있다. (3) 뽕나무가 우거져 잡초의 발생이 덜하다. (4) 거두기에 알맞게 굵은 가지가 많이 자라고 뽕잎의 질도 나쁘지 않다.
나) 심는 거리
밀식 뽕밭은 두 줄씩을 가깝게 몰아 심어 넓은 이랑과 좁은 이랑이 번갈아 생기게 하는 방법이다. 넓은 이랑 사이는 1.8m, 좁은 이랑 사이는 0.6m로 하고, 그루 사이는 0.5m로 하며, 생육 환경을 좋게 해주기 위해 묘목을 엇갈리게 심는다. 10a당 1,667그루를 심는 것으로 계산되지만, 농로와 배수로 등을 빼면 약 1,500그루 정도를 심을 수 있다.
다) 비닐필름 덮기
봄심기가 끝나면 바로 비닐필름을 덮는다. 가을심기를 한 경우에는 기다렸다가 이듬해 3월중에 필름을 덮는다. 그 결과 지온이 일찍 올라가고 수분도 많아 뽕나무의 싹트기가 빠르고 자람도 좋아진다. 또 김매기 노력도 덜게 되어 여러 가지 점에서 이득이 많다. 비닐필름은 폈을 때 너비가 적어도 120cm 되고, 두께가 0.02mm인 것을 쓴다.
비닐필름을 덮어 주는 방법은 먼저 뽕밭을 잘 고르고 그 위에 제초제를 뿌린 후 필름의 가운데를 좁은 이랑 가운데에 오도록 한다. 필름을 가볍게 눌러 묘목의 줄기가 필름을 뚫고 나오게 한다. 이때 겨울눈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검은색 필름은 투명한 것에 비해 지온은 다소 덜 올라가지만 풀이 나지 않아 유리하다. 비닐필름이 땅에 잘 밀착되도록 하고 양 가장자리를 흙으로 덮어서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고정시킨다.
라) 거름주기
밀식 뽕밭의 장점을 살려 조기에 높은 수량을 올리려면 비배관리를 잘 해야 한다. 심을 때의 밑거름으로 10a당 유기물 2,000kg, 요소와 용성인비(또는 용과린)는 각각 17kg, 염화칼륨 8kg을 주고, 여름 거름도 6월 초·중순경에 요소와 용성인비 각각 38kg과 염화칼륨 17kg을 준다.
거름을 주는 방법은, 심기 전에 밑거름으로 주고 여름 거름은 뽕나무 그루 양쪽 10cm 거리에서 작대기로 비닐 필름을 뚫고 거름을 준 후, 그 구멍을 발로 밟아 막아 준다.
마) 순지르기
지온 상승과 수분의 유지, 그리고 잡초 억제 등 비닐 피복 효과로 잘 자라는 뽕나무에 순을 질러 주면 원줄기에서 여러 개의 새 가지가 나와 심은 해 첫 가을에도 상당한 수량을 얻는다.
새순의 길이가 땅 위에서 30cm 정도 자란 5월 하순과 6월 상순 사이에 20cm 높이에서 가지런하게 순을 잘라 준다. 이때 30cm 정도가 안 되는 새순은 3∼4일 간격으로 2∼3회 나누어 잘라 준다. 6월 상순 이후에 순지르기를 하면 가지의 발육이 좋지 않으며, 가뭄이나 땅이 척박해서 자람이 이 보다 낮을 때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새순을 잘라 줄 때 세력이 약한 가지는 밑에서 바싹 잘라 준다.
다음 호에는 뽕나무 모양을 만드는 방법과 수확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가져온 곳 : 귀농통문 20호 | 2001년 겨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