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이지만 모처럼의 휴식을 이용해서 마늘을 심으러 갔다
아이들이 학교에 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늦둥이를 데리고 가야했고
올 가을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는 일기예보였지만
벌써 일찍 심은 마늘이 싹이 올라오는 상황에서
시일을 더이상 늦출 수 없었다
씨마늘 5접을 구입해서
집에서 마늘을 한 쪽 한 쪽 나누고
썩은 마늘이랑 너무나 쪽이 작은 마늘을 분리해내고
비교적 품질이 양호한 마늘을 마대자루에 넣고 밭으로 향했다
현지 농민에게 무상으로 세를 내 준 땅을
내 년부터는 우리가 직접 한 번 해보겠노라고 말했지만
조그맣게 경험삼아 농사를 시작했던 왕초보가 내년에 잘 해낼지....
현지 농민이 밭에 무 농사를 지어서
무를 뽑아 낸 곳에서 우선 늦둥이엄마랑 비닐멀칭을 벗겨내는데도 한 나절이 걸렸다
비닐 멀칭을 벗겨 낸 밭에는 버린 무와 무청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밭 한 켠에서는 얼마전 보리수나무를 심어 놨는데
아직도 낙엽이 들지 않고 몇 개의 잎이 싱싱하게 매달려있었다
버린 무와 무청은 썩어서 발효를 하면 좋은 퇴비가 될테지만
당장 마늘을 심게되면 썩을 때에 마늘에 닿으면 함께 썩고
발효될 때의 발효열 때문에 마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들어서
마늘을 심을 곳에서 무와 무청을 걷어서 다른 곳에 옮겼다
마늘 심을 곳에서 무와 무청을 제거한 곳에 늦둥이가 노닐고
늦둥이엄마도 한 켠에서 열심히 일을한다
보기에는 쉬워보여도 추운 날씨에 만만치 않은 작업인데
귀농 했을 때의 생활을 미리 체험하니 그저 신이 난다
마늘 심을 곳에 토양의 산성화를 막기 위해서 석회를 뿌려주고
마늘에 고자리가 먹지 않도록
3,500원을 주고 토양살충제인 후라단을 사서 흩뿌려주고
마늘 비료 한 포를 6,500원을 주고 사서 골고루 뿌려주었는데
마늘 비료에서 나는 계분 냄새가 그리 싫지는 않았다
작년에 도지를 얻은 현지 농민이 워낙 퇴비를 많이 뿌려놓고 토양을 이용하지 않아서
굳이 퇴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그래도 정성이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간단하게 농협에서 완숙퇴비를
한 포에 2,000원씩 다섯 포를 사다 뿌려주었다
퇴비를 뿌리는 사이에 로타리를 쳐 줄 트랙터가 와서 밭을 갈기 시작하고
혼자서는 한 달을 파 헤쳐도 못다할 밭갈기를 트랙터는 너무나 쉽게 가는데
트랙터가 로타리를 치고 난 곳의 흙은 왜 그렇게 부드러운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신기할 뿐이다
빙글빙글 도는 트랙터를 보고 있노라면 미래에 트랙터를 운전하는
내 모습을 떠올리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게 된다
드디어 마늘 심을 곳을 트랙터가 돌고
마늘 심을 곳의 위치에서 늦둥이엄마 한 컷 했지만
늦둥이는 밭 한 켠에서 돛자리 위에 이부자리를 펴고 이불을 덮고
때아닌 새참을 먹고 있는데 가을 찬바람 속에서 먹는게 우선인지라
마늘 심을 곳에 12구짜리 마늘멀칭을 하고 있는 비익조의 모습이다
뻥뻥 뚤린 구멍에 마늘 한 조각씩 뿌리를 밑으로해서 심고있는 늦둥이엄마
마늘이 심겨진 모습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마늘 위에 흙을 덮어줍니다
늦둥이도 엄마따라 마늘을 심는데
길고 긴 마늘심기에 지겹고 심심했던지 울어버린다
마늘을 다 심어가는 모습인데 이랑과 이랑 사이가 넒은 이유는
작년에 밭이 너무 적어서 이랑과 이랑 사이가 적었던 한풀이를 했기 때문이다
가을 냉이가 여기저기 풍성했지만
온 종일 걸린 작업때문에 너무 어두워서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했다
내년에는 직접 재배한 마늘로 상추쌈 맛이 더욱 좋을 것같다
출처 : 농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글쓴이 : 비익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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