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명:국화과(Compositae) ◆학명:Aster scaber Thunb.
가을이 되니 국화과식물들이 지천이다. 그 가운데서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가을꽃이 있는데 바로 참취이다. 참취라고 하면 누구나 맛있는 취나물을 생각할 것이므로 '나물에도 꽃이 있었나?' 하는 것을 알고 보면 우스꽝스런 말이다. 생각해보라. 꽃이 없는 식물이 있었던지. 먹는데만 너무 치우친 나머지 먹는 잎은 한두 장만 나도 알아보고 뜯어내지만, 더운 여름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이 순결하고 기품있는 꽃은 알아보지도, 눈여겨보지도 않는 우리 내 마음씀이 참 아쉽다. 참취는 우리 나라 산야에 피어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사람들은 열심히 봄마다 이 식물의 잎을 뜯어내 가지만, 그래도 왕성한 생명력으로 살아 남은 줄기들은 자라 올라 여름의 끝 혹은 가을의 초입이면 순결한 백색의 꽃송이를 피워낸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꽃송이(실제로는 여러꽃들이 모여 둥글게 달리는 꽃차례이다)들이 갈라진 줄기마다 달려 아름다움을 뽐낸다. 나물로 크게 쓸모가 있으면서도 이렇게 고운 모습을 하고있다는 사실이 참 인상적이어서 그렇지 못한 우리 사람들의 모습이 오히려 부끄러워지곤 한다. 참취는 당연히 가장 훌륭한 나물로의 용도가 최고이다. 나물 중에 가장 으뜸이니 미역취, 수리취, 서덜취, 분취, 곰취하는 각종 '취' 중에서도 진짜 취, 참취가 된 것이 아니겠는가? 이외에도 동풍채, 백운초, 백산국, 나물채, 암취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참취잎으로 만드는 취나물은 대표적인 묵나물, 즉 삶아서 말려 두었다가 두고 두고 먹는 나물이다. 정월 대보름에 부럼과 함께 먹는 취나물을 다 기억할 것이다. 봄에 생잎을 먹기도 하지만 쓴맛이 있고 향취가 너무 강해 생식을 즐겨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그냥 먹기는 좀 어렵다. 봄에 먹으려면 줄기가 올라올 무렵 순을 잘라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데쳐 잘 우려내고 헹군 후 연한 부분을 골라 나물로 무치기도 하고, 고기와 깨를 넣어 볶은밥을 초밥처럼 싸서 먹어도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약으로 쓴다. 식물을 말려 두었다가 달여 먹는데, 주로 머리 아플 때 쓰고 그 이외에도 해소, 이뇨, 방광염 등에 다른 약재와 처방하기도 한다. 뱀에 물리거나 타박상에는 생뿌리를 찧어 기름에 개서 붙이면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한다. 내가 권하고 싶은 것은 마당 한켠에 야생화로서 흐드러진 참취이다. 꽃 한 송이의 크기는 1cm 남짓 그리 크지 않지만 회고 작은 꽃들이 산방상으로 모여 달리고 또 포기 포기 여러 개의 화서 자루가 올라오고 보면 서로이리 저리 기대고 엉켜 한껏 피어 있는 모습이 현란하지 않아도 풍성하고 깨끗하며 싱그럽다. 텃밭처럼 만들어 봄에 어린순을 따서 나물을 즐기고, 몇 포기는 남겨 가을 들꽃을 즐기는 것도 얼마나 향그러운 삶인가 싶다. 참취는 키우려면 까다롭지 않지만 시원한 곳이 좋고 번식은 포기를 나누어도, 줄기가 땅에 닿으면 내리는 뿌리를 살려도 된다. 벌어지는 참취 꽃송이에서 가을을 본다. 참취의 꽃말이 이별이라고 하던데, 가는 계절을 아쉬워하기 때문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