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밭 대수 아저씨가 가르쳐 주셨다.
"삼복 더위가 끝나고 8월 하순, 처서가 되면, 작물 씨앗이 영글기 시작해요.
도라지도 이 때 보면은, 겉은 퍼래도 속을 까 보면 꺼멓다고.
그러니까 처서 지나면 베서, 말리면 다 영글어서 쓸 수 있어요."
"들깨가 늦게 심어서, 지금 꽃 지고, 아직 여물지 않았거든. 이 때 들어가서 깻잎을 따면, 돼. 노랗게 변한 걸 따야지. 파란 걸 따면 시커매지고, 노란 걸 따면 색이 그대로 있어서 아주 예뻐."
"고추는 빨개진 거 마저 따고, 뿌리째 뽑았다가 그 자리에 그냥 놓으세요. 그러면 지금 달린 거는 다 빨개져서 먹을 수 있어요."
"들깻잎은 잘 씻어서, 끓는 물에 삶아요. 그대로 하룻밤 재워. 다음 날 아침에, 햇볕에 널거나 해서 물기를 적당히 없앤 다음에, 차곡차곡 개서, 실로 구멍을 뚫어서 묶어 놓고,
왜간장 + 액젓 + 양파 + 감초 한 두개 등을 달여서 깻잎에 부어. 그렇게 뒀다가 먹으면 돼."
된장에 넣는 거는요? "마찬가지야. 깻잎을 저렇게 해서 된장에 푹! 넣어 두면 돼."
들깨는 언제쯤 베는 게 좋아요? "잎이 노~래지면 베야돼요. 너무 이르면 영글지를 않고, 너무 늦으면 쏟아지거든.
그래도 너무 이르게 베서 안 영그는 것보다는 조금 늦어서 쏟아지는 게 나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