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스크랩] 친환경퇴비 제대로 알기 (석종욱/흙살림)

동곡 2008. 2. 28. 17:17

흙과 퇴비
 
친환경퇴비 제대로 알기                       글 : 석종욱(흙살림 감사, 녹비작물연구회 회장)
 

퇴비의 종류와 사용 원료

 
현행비료관리법상 비료의 종류에는 보통비료와 부산물비료로 나누어져 있고 세부적으로는 각종 비료가 필수적으로 함유해야 될 주성분과 유해성분, 그리고 기타규격을 정한 비료공정규격(2007,4,20)이 있다.

 
부산물비료에 속하는 비료의 종류를 보면  ⑴그린1급퇴비 ⑵퇴비 ⑶부숙겨 ⑷재 ⑸분뇨잔사 ⑹부엽토 ⑺아미노산발효부산비료(액) ⑻부산동물질비료(액) ⑼가축분뇨발효비료(액) ⑽건계분 ⑾건조축산폐기물 ⑿부숙왕겨및 톱밥 ⒀토양미생물제제 및 토양활성제제비료가 있다. 그런데 퇴비는 어떤 재료를 사용하여 제조를 하더라도 반드시 발효의 과정을 거쳐야하는 공통점이 있고 우리나라 비료관리법상에는 사용하는 원료에  따라 그 제품의 명칭을 달리 하고 있다. 그래서 현행 부산물비료로 분류되어 있는 (1)그린 1급퇴비 (2)퇴비 (3)부숙겨 (4)부숙왕겨 및 톱밥 등은 부숙과정이 있어 넓게 보면 모두 퇴비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실제 퇴비 제조과정이 제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원료가 오염되었거나 질이 나쁜 것을 사용 했을 때는 우리가 원하는 품질 좋은 제품을 기대할 수가 없다. 그래서 원료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비료관리법상에서 정한 원료 사용에 대한 구분을 보면,

 

퇴비 원료로 사용 가능한 물질과 사용 불가능한 물질로 나누고 있고 (1)사용 가능한 원료로는 ①농림부산물인 짚류, 왕겨, 미강, 녹비, 농작물잔사, 낙엽, 수피, 톱밥, 목편, 부엽토, 야생초, 폐사료, 한약찌꺼기, 이탄, 토탄, 갈탄, 깻묵류 및 기타 유사 물질 포함(도료에 처리되었거나 합판공장의 MDF 등 화학물질에 처리된 폐목재는 제외) ②수산부산물인 어분, 어묵찌꺼기, 해초찌꺼기, 게껍질, 해산물 도매 및 소매장 부산물포함(폐수처리오니 제외) ③인,축분뇨 등 동물의 분뇨(인분뇨처리잔사,구비,우분뇨,돈분뇨,계분,기타동물의 분뇨) ④음식물류 폐기물 ⑤식료품제조업, 유통업,또는 판매업에서 발생하는 동․식물성잔재물(도축, 고기가공 및 저장, 낙농업, 과실 및 야채, 통조림 및 저장가공, 동식물 유지류 빵 제품 및 국수, 설탕 및 과자, 배합사료, 조미료, 두부 및 기타)(폐수처리오니 제외) ⑥음료품 및 담배 제조업에서 발생하는 동식물성잔재물(주정, 소주, 인삼주, 증류주, 약주 및 탁주, 청주, 포도주, 맥주, 청량음료, 담배제조업 및 기타)-(폐수처리오니 제외)로 되어있다.

 
(2)사전 분석 검토 후 사용 가능한 원료로는 ①식료품제조 및 판매업(수산포함)에서 발생하는 폐수처리오니 ②음료품 및 담배제조업에서 발생하는 폐수처리오니 ③종이 제조업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및 폐수처리오니 ④읍, 면단위 농어촌지역 생활하수오니 ⑤제약업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및 폐수처리오니로 물리적 추출, 발효 단순 혼합, 무균 조작으로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에 한함 ⑥화장품 제조업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및 폐수처리오니 ⑦기타 비료 원료로 활용가치가 있는 물질로 되어 있는데 이를 퇴비의 원료로 사용하고자 하는 자는 폐수처리공정에 첨가되는 물질의 종류 특성과 오니 중 이화학적 성분, 재료의 토양 오염 및 분해성의 자료를 농업과학기술원장이 검토한 후 지정 고시토록 되어 있다. 합성 및 특수의약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처리오니는 제외토록 되어있다.

 
(3)사용이 불가능한 원료로는 ①산업용 화합물 제조업 및 기타 화학제품 제조업 부산물 및 폐수처리오니 ②고무제품 및 플라스틱 제조업 부산물 및 폐수처리오니 ③제1차 금속제조업 부산물 및 폐수처리오니 ④조립 금속 제품, 기계 및 장비 제조업 부산물 및 폐수처리오니 ⑤석유 제조 및 정제업 부산물 및 폐수처리오니 ⑥가죽 및 모피제품 제조업 부산물 및 폐수처리오니 ⑦비금속 광물 제품 제조업 부산물 및 폐수처리오니 ⑧육상 운수 및 자동차 부산물과 폐수처리오니 ⑨수선업 및 세탁업 부산물과 폐수처리오니 ⑩인쇄, 출판 및 사진처리업 부산물과 폐수처리오니 ⑪전기업 부산물 및 폐수처리오니 ⑫도시 및 공단지역 폐수처리오니 ⑬기타사용 불가로 명시된 폐기물과 유사한 물질도 포함이라고 되어있다.


위 내용에 대한 몇 가지 추가적인 설명들을 적어보면,

 
(1)부산물 비료 중 부숙을 시키는 제품으로 함유해야 할 최소한의 유기물함량을 비교해보면 그린1급퇴비는 40%, 퇴비는 25%, 부숙겨는 25%, 부숙왕겨 및 톱밥은 30%이다. 이 수치가 모든 제품이 발효가 잘된 제품에서 기준을 삼는다면 당연히 유기물함량이 높은 것이 좋은 제품이다. 그러나 퇴비의 생명은 첫번째가 발효에 있는데 발효는 정상적으로 시키지 않고 유기물함량과 유해성분(비소등 중금속8종), 수분, 염분, 유기물과 질소의비 등 비료공정규격에 정해진 기준만 적당히 맞추어 출하를 해도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왜냐하면 아직까진 제품의 발효정도(부숙도)를 판정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인데 앞으로 제품구입시 부숙도까지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빨리 개발 활용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중금속이나 도료에 오염된 원료를 사용할 경우 퇴비의 발효 과정에서도 분해가 안 되고 토양에 시비 후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특히나 중금속은 계속 축적이 된다는 것도 관심을 가져야 될 사항이다.

 
(2)앞에서 원료의 설명에서 ‘오니(汚泥)’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우리말로는 찌꺼기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오니에는 주로 ①공정(工程) 오니와 ②폐수처리(廢水處理)오니로 나뉜다. 공정오니는 제조과정에서 벨트로 이송 중 발생되는 부스러기나 또는 부산물로서 주로 앞의 사용가능한 원료에 속하고 폐수처리오니라 함은 공정오니 외에 기계나 바닥을 포함해 찌꺼기를 물로 청소하여 처리장 한곳에 모아 폐수를 그대로 방류시 각종 오염물질로 인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응집제라는 화공약품을 넣어 중금속 등을 결합시킨 후 물은 배출하고 남은 찌꺼기가 폐수처리오니인데 앞의 원료란의 사전 분석 검토 후 사용 가능한 원료가 이에 속한다. 사용을 위해서는 농업과학기술원장의 검토를 받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우리 농민들이 제품을 선택할 때 사용된 원료를 확인하는 방법은 포대 뒷면에 있는 ‘제품 생산업자 보증표’란을 보면 알 수 있다.

 
(3)결론적으로 누가 뭐래도 제일 좋은 퇴비는 오염이 안 된 농림수축산업의 부산물을 활용하여 정성껏 발효시켜 만든 자가 퇴비가 최고이다.

 

 

유박(유기질비료)과 퇴비(부산물비료)는 이런 차이가 있다


농민들 중에는 친환경농업의 기본인 지력을 높이는데 가장 중요한 자재인 유기질비료와 부산물비료에 대해서 정확하게 모르고 있는 점이 많아 이에 관해 적어 보고자 한다.

 
(1)현행비료관리법상(2007,4,20) 우리나라의 모든 비료는 보통비료와 부산물비료로 구분하고 있는데 각각 속하는 비료의 종류들은 흙살림 신문 지난달 10월호(7면)에 이미 게재가 되었으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2)비료관리법상 유기질비료의 대표격인 유박과 부산물비료의 대표격인 퇴비는 확연히 구별되어 있지만 실제적으로 주성분이 둘 다 유기질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많이들 혼돈하고 있다. 유기물의 정의를 보면 “생물체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 중에서 기본적으로 탄소를 포함해 수소, 산소, 질소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태울 때 연기가 나고 재가 남는 물질을 말한다”라고 되어있다. 그러므로 유박과 퇴비는 둘 다 성분상으로 볼 때 유기질은 틀림이 없지만 유박은 보통비료로, 퇴비는 부산물비료로 구분 되는 것 외에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째, 제조공정이 틀린다. 유박은 발효공정이 없으므로 원료자체의 수분(함수율 15%정도) 밖에 없고 제품 속에 함유하여할 주성분(질소, 인산, 가리, 기타)의 최소량이 공정규격상 표기 보증 되어야 하는데 원료가 고정되어 있으므로 이를 맞추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퇴비의 경우는 수분이 많은 원료와 건조한 원료 등 여러 가지를 혼합하여 발효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므로 사실상 제품의 비료성분 함량 표기는 어렵기 때문에 적당한 수분함량과 유해성분 함량, 유기물 대 질소의 비율 정도만 공정규격에 정해져있다. 그런데 가끔 퇴비의 수분함량기준에 대해서 토론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잘 발효된 퇴비라면 수분 30% 미만에서는 미생물의 활동이 중단되므로 좋은 퇴비라고는 볼 수 없다. 특히 요즈음처럼 퇴비제조에 톱밥이 유기질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수분30% 미만의 제품이 본답에 뿌려졌을 경우 상당 기간 동안 수분 흡수에 문제가 되고 분해도 어렵고 땅속에서의 물리적 기능과 퇴비 속 미생물이 땅속에서 연계된 활동과 작물생육에  도움을 기대하지 못한다. 그리고 최근 퇴비라는 명칭을 갖고 발효과정을 안 거친 생유기물을 펠릿으로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 시판되는 것도 있는데 이는 공정상 잘못된 것이고 효과도 의심스럽다.

 
둘째, 용도를 살펴보면 유박은 퇴비사용처와 별로 차이가 없다. 그러나 유박은 퇴비에 비해 냄새도 적고 사용하기가 편하고 수분이 퇴비에 비해 적고 비료성분이 높고 속효성인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생유박은 토양 속에서 반드시 발효가 일어나므로 많이 사용할 때 작물에 피해를 주며 가격도 비싸고 발효과정이 없으므로 유익한 미생물도 없다. 또 지력(땅심)을 높이는 리그닌(목질)이 없기 때문에 토양유기물(부식)이 생기지 않으므로 아무리 많이 주어도 화학비료와 같은 역할로 작물성장에는 도움을 주지만 땅심을 살리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실제로 어떤 농민들은 매년 유박을 농토에 많이 넣는데도 분석해보면 토양유기물(부식)함량이 올라가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퇴비의 경우도 충분히 발효시킨 제품은 토양 속에서 나쁜 미생물들을 잡아먹는 유익한 천적미생물도 많고 유기질원으로 톱밥 또는 왕겨를 사용하였으므로 토양 속에서 장기간 남아 지속적으로 토양유기물(부식)로서의 역할을 해주므로 땅심을 높인다. 따라서 농토를 되살리는 데는 이런 퇴비를 많이 주는 것이 제일 빠르고 좋은 방법이이다. 그리고 가격도 저렴하고 식품가공부산물을 포함한 축분 등을 재활용하는 측면에서 친환경적인 효과가 아주 높다.

 
그러나 미숙퇴비의 경우 토양 속에서 후 발효로 인한 피해와 각종 병해충의 발생을 일으키는 등으로 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퇴비업계가 책임져야할 고질적인 문제로 꼭 해결해야 될 과제이다.

 
셋째, 국내 유기질 비료회사에서 사용하는 유박은 주로 식품과 섬유공장의 부산물이 원료로서 거의 대부분 외국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수입시에는 반드시 검역과정을 거치므로 농약으로부터 100% 자유롭다고는 볼 수 없다. 일일이 컨테이너별로 검역을 하지 않는 관계로 설사 통관이 되었다 치더라도 각종 외래 병해충들의 유입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유기물은 수분을 포함한 적당한 조건만 주어지면 병균이나 해충이 생기기 때문인데 최근 우리나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외래 수입 해충은 이런 경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퇴비의 경우는 사용되는 원료가 거의 대부분 국내산 부산물로서 고온으로 퇴비 발효과정을 거치므로 이런 문제는 전혀 없다고 본다.

 
(3)일본으로 퇴비수출을 할 때 1998년경 야마구치현 비닐하우스에서 확인한 바로는 수출된 발효퇴비와 생왕겨를 50:50 사용했을 경우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미숙퇴비와 생왕겨를 50:50 사용했을 때는 부작용이 많아 작물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식품인 김치의 경우도 생김치 1ml(cc)속에는 유익한 균이 1만 마리 정도 들어 있는데 잘 익은 김치 속에는 3,000여종의 유익한 균이 6,300만마리에서 1억마리까지 들어 있어 우리 몸에 아주 좋다는 것이다. 이런 실 예를 보더라도 발효가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해 엄청난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퇴비를 고를 때 품질보다는 값이 싼 것을 선호하고 있어 이런 문제는 친환경농업을 위해서 하루빨리 개선해야 될 과제라고 생각한다.

 

퇴비의 원료와 지력관계

 
퇴비원료의 중요성은 몇 번 강조해도 부족하다. 원료를 잘 선택하느냐 잘못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퇴비의 품질은 말할 것도 없고 지력에 미치는 영향도 클 뿐만 아니라 친환경농업 특히 유기재배에 사용할 수 있나 없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십 년간 농사를 지어오면서도 흔히들 지력(땅심)을 높여야 된다고 하면서 실제는 어떻게 해야 지력을 효율적으로 높이는가에 대해 확실히 아는 분들을 만나보기가 힘들다. 지금부터 그 방법을 알아보자.

 
먼저 토양 중에 퇴비가 들어가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한번 살펴보자. 모든 유기물이 토양 속에 들어가면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시작되는데 이때 미숙된 생유기물일 경우는 반드시 발효가 일어난다. 따라서 땅속에서 가스발생과 열이 날 수 있어 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발효가 잘된 퇴비일 경우는 땅속에서 후발효가 없고 좋은 미생물들이 그 속에 이미 배양이 되어 있으므로 토양 속에 들어가서 길항미생물의 역할도 해 주고 또 토양 속 미생물들도 이를 먹이로 사용하면서 분해를 시작한다. 이때 미생물들이 계속 생기고 죽고 하면서 땅 속 잔여 유기물과 이 미생물들의 유체가 합쳐진 복합체를 우리는 토양 유기물이라고 부르며 부식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모든 부식은 유기물이지만 모든 유기물은 부식이라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 농민들 중에 볏짚이나 보릿짚 또는 유박 같은 생유기물을 토양 속에 넣기만 하면 일순간에 토양유기물(부식)이 되고 지력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원료에 따라 토양 속에서 잔류기간도 틀리고 미생물의 분해기간도 필요하고 또한 일시적으로는 작물생장을 오히려 해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토양유기물(부식)의 종류를 알아보자. 대체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영양부식 : 신선 유기물 또는 약간 변질한 유기물로서 분해시 무기양분을 토양에 공급해주고 또 미생물의 영양원이 되어 토양에 좋은 성질을 만들어주는 원인이 되는 유기물이다. 우리가 주로 많이 사용하는 우분, 돈분, 계분, 유박 등으로 화학비료와 같이 주로 작물성장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매년 많은 양의 유박을 넣는데도 작물은 잘 자라지만 매년 토양분석을 해보면 토양 유기물함량이 늘어나지 않아 지력을 높일 수 없다.

 
(2)내구부식 : 유기물이 토양 속에서 분해, 변성, 중합 등이 진행된 어느 정도 안정된 부식을 말하며 토양 속에 장기간(6개월∼5년)남아 있을 수 있다. 지력(땅심)의 기준이 되며 톱밥, 이끼, 갈대 등을 원료로 제조된 퇴비 등이 시비 되었을 때 리그닌(목질)이 많으므로 내구부식이 많아 지력이 빨리 높아진다(흙살림 신문 2007년 11월호 ‘유박과 퇴비의 차이’기사 참조).

 
그러므로 작물생장에 초점을 맞추려면 영양부식을 택하면 되고 지력(땅심)높이기를 원한다면 분해가 더딘 내구부식을 택하면 될 것이다. 유기재배를 하려면 적어도 토양 유기물(부식)함량이 5% 정도는 되어야 양분을 조금만 보태주든가 질소를 포함한 양분의 부족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그렇게 만들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리므로 우선 앞의 둘 다 효과를 얻으려면 계획을 세워 매년 적당한 양을 적정비율로 혼합해서 사용하는 장기적인 방법도 좋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무리 좋은 퇴비원료의 소재라 할지라도 오염이 되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수년전 한국마사회에서 나오는 마분(馬糞)을 서울근교에서 버섯을 재배하는 수십 농가에서 가져다 사용한 적이 있는데 종균이 발아가 안 되어 실농을 하여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 농가들도 매년 가져다 쓰는 마분이라 믿고 사용했다가 문제가 발생하여 그 원인을 찾아보니 마굿간에 사용한 톱밥이 도료공장에서 오염물질을 흡착시킨 것으로 이를 모르고 납품업자들로부터 구입하여 화근이 되었다. 마분을 분석해보니 각종 화학물질에 오염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예로는 피혁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이 10여년 전에는 비료성분(특히나 질소성분)이 많고 공짜로 준다는 이유로 농가에 많이들 공급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비료관리법상 퇴비공정규격에 정해져 있는 중금속들은 수은, 납, 카듐, 비소, 구리, 아연, 크롬, 니켈로 되어 있는데 이 중금속들은 분해가 안 되므로 계속 축적이 되면 토양 오염으로 작물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크롬의 경우 피부에 접촉이 되면 붉은 반점이 생겨 고생을 하는데 앞의 피혁제품에는 크롬이 많이 들어 있었다. 최근에 오염이 전혀 안 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어느 지역의 토양 분석표를 보니 크롬이 상당량 검출 되었기에 피혁부산물을 사용한 적이 없느냐고 했더니만 오래전에 사용한 적이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토양중금속의 오염은 주로 많은 양을 사용하는 퇴비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은은 사람과 가축분뇨에서, 납은 종이슬러지에서, 아연은 수산물 폐수처리오니에서, 구리는 새끼돼지의 분뇨에서, 카듐은 식품가공공장의 폐수처리오니에서 주로 많이 발생한다. 이를 퇴비원료로 많이 사용했을 때는 토양이 바로 오염될 수 있다. 흔히들 우리는 물과 공기의 오염을 많이 우려하고 있는데 사실 이것들은 태풍 같은 것이 한번 지나가면 순식간에 바꿀 수 있지만 토양에 흡착된 중금속 같은 것은 장기간 없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현재 우리가 농사짓고 있는 땅은 우리 세대만의 소유가 아니고 자손만대로 물려줄 땅이므로 토양에 관한 모든 관리를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갖고 잘 해야 할 것이다.

 

 

토양에서 오래 가는 퇴비원료가 흙을 살린다

 

생(生)유기물이든 잘 발효시킨 퇴비든 토양 속에 일단 들어가면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시작된다. 최종 분해단계에서 분해되기 어려운 유기물의 잔재인 리그린과 미생물유체의 복합체를 흔히들 우리는 토양유기물 또는 부식이라고 한다.

 
그래서 생유기물이나 미숙 퇴비를 사용했을 때는 후발효로 인한 피해문제가 우려되고 또 퇴비에 어떤 원료를 사용했느냐에 따라서 지력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이 된다. 예를 들어보면, 김장철에 많이 발생하는 배추와 무시래기를 대형 트럭으로 가득 싣고 오고 또 다른 한편에는 톱밥을 1리어카 정도 가져와 퇴비를 만든다면 어느 것이 많이 남을까? 정답은 분명히 후자인데 그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수분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건 틀린 대답이다. 톱밥일 경우에도 건조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수분이 20~60% 정도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그렇게 남는 양의 차이가 많이 날까? 

 
모든 신선유기물의 주된 구성은 ①셀룰로스(섬유질)와 ②헤미셀룰로스(조섬유질) ③리그닌(목질)성분으로 되어 있는데 배추.무시래기에는 분해가 빠른 셀룰로스(섬유질)와 헤미셀룰로스(조섬유질)만이 들어있고  톱밥에는 분해가 어려운 리그닌(목질)이 있기 때문이다. 토양 속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이다.

 
<신선유기물과 토양유기물(부식)과의 조성 비교표>는 다음과 같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리그닌(목질)이 많은 원료를 선택해야만 토양에서도 지력의 척도인 부식함량을 많이 높일 수가 있다. 리그닌(목질)이 많은 것으로는 톱밥, 갈대, 이끼 같은 것이 있고 계분, 돈분, 우분, 유박 같은 것은 화학비료와 같이 속효성으로 작물성장 효과는 볼 수 있지만 토양 유기물함량을 높이는 데는 도움을 주지 못해 지력이 좋아진다고는 볼 수 없다. 최근 어느 연구기관에서 자운영 재배 토양과 유박을 매년 많이 넣은 토양을 분석해보니 토양 유기물함량이 높지 않았다. 유기물함량은 사용한 원료와 깊은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기서 일반적인 좋은 토양의 조건을 한번 살펴보자. 대체로 ①통기성과 배수성이 좋고 ②보수성도 좋고 ③보비성도 좋으며 ④양분을 골고루 갖추고 ⑤병충해가 적은 토양을 들 수 있다. 친환경농업을 하려면 여기에다 ①좋은 미생물이 많이 살 수 있는 땅을 만들고 ②토양 유기물함량이 3~5%는 최소한 되도록 해주고 ③중금속이나 각종 오염물질로부터 오염이 안 된 땅이라야 된다.

 
그러나 요즈음 친환경농업을 하는 농가들을 살펴보면 진짜로 오랜 경험과 땅의 소중함을 아는 농가에선 시중에 유통되는 포대 퇴비가 못 미더워 직접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는 농민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퇴비는 아주 조금만 넣고 액비위주로 농사를 짓는 농민도 많이 있다. 토양의 일반적인 좋은 조건을 잘 충족시켜 만든 인공 배지를 사용하는 양액재배 농가를 가보면 1년차는 그런대로 농사가 잘되고 2년차 이후부터는 생산량과 품질이 떨어져 배지를 또 바꾸어야 하는 현상을 매년 보고 있는데 이와 다를 바가 무엇이 있겠는가? 친환경농업을 위해 자운영만 3년 이상 재배한 땅에 비닐하우스를 지어 엽채류를 재배해보니 관수를 자주 해야 하는 관계로 3~4개월이 지나니 땅이 굳어지는 현상을 실제로 보았는데 이 또한 토양유기물이 부족해 토양의 구조가 나빠서 일어나는 결과였다.

 
이제 우리나라도 친환경농업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한다. 물론 전체 농가가 친환경농업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30% 정도까지 된다고 하면 판매경쟁이 지금보다 더더욱 치열 할 것이다. 앞으로 소비자의 선택은 먹을거리에 대해 첫째는 안전성이고, 둘째는 맛이 있어야 하고 셋째는 기능성까지 겸하면 최고일 것이다. 분명히 이렇게 될 것이다. 그런데 우선 농사짓기가 편리하고 쉽다고 액비위주의 농사는 토양을 망쳐 연작도 불가능하고 품질도 떨어져 얼마 안가서 후회 하게 될 것이다. 정말로 친환경농업을 할 생각과 의지가 있다면 토양 속에서 오래 갈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한 잘 발효된 퇴비의 적정량 사용으로 지속적으로 토양 관리를 잘해야 성공할 수 있다.

 

토양중에서 토양유기물(부식)의 기능

 

생 유기물이던 잘 발효시킨 유기물(퇴비)이던 일단 토양속에 들어가면 토양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소재의 선택과 발효 정도에 따라 토양속에서 잔류기간이 차이가 나고 미생물의 종류도 달라져 작물에 미치는 영향 또한 달라 진다고도 했다.  또 유기물이 토양속에 들어가서 어느정도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되고 난분해성인 리그닌과 미생물유체의 복합체를 토양유기물 또는 부식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이번에는 이 토양유기물(부식)이 토양속에서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 한번 적어 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토양유기물은 염기치환용량이 크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양분을  보관 할수 있는 능력 즉 보비력이 일반 흙보다 10배 이상으로 높다. 예를 들어 요소 같은 화학비료를 토양유기물이 전혀 없는 모래땅에 주면 15일에서 20일후면 효과가 없어지는데 비해 토양유기물이 많은 땅에서는 적어도 2개월이상 효과가 이어지는 것을 보면 알수가 있다. 최근 어느 유기재배 인증농가에서 전기전도도(EC)가 12정도가 되지만 아직 농사는 잘되고 있는데 일반적인 농사에서는 EC의 농도가 2,0이상이면 안된다고 하는데 하면서 큰걱정을 하는것을 보았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상대적으로 토양유기물이 많은 유기재배 토양에서는 EC농도가 16까지도 괜찮다고 하는데 이는 토양유기물이 보비력을 높여 작물에 피해를 막아주는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토양유기물이 어떤 소재로 만들어졌는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는데 목재퇴비는 볏짚퇴비보다 7배나 염기치환용량이 높다.

 
두 번째로 토양유기물은 보수력이 높다. 일반 흙보다 6배 정도의 보수력을 가진다. 그래서 퇴비를 많이 준 땅에서는 가뭄이 덜타고 산에 나무가 많으면 극심한 가뭄에도 계곡의 물이 마르지 않는것을 볼수가있다.

 
세 번째로 토양유기물은 양성적 성질을 가진다. 우리는 토양개량을 위해서 매년 석회를 주어서 산도교정을 한다. 요즈음은 친환경자재로 패화석 시용을 많이 하는데 사실 작물성장의 원소로서 석회를 주는것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는 PH를 조정해서 작물의 3대 영양소인 질소,인산,가리를 포함한 주영양소의 흡수를 좋게 하는 것이 제일 큰 목적이다. 그러나 산에 자라는 나무들을 보면 석회를 전혀 주지 않았는데도 낙엽이 떨어져 쌓여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되고 부식이 되어 수십년전 보다 땅심이 더욱 높아져서 훨씬 더 잘자라는것을 보면 꼭 석회를 주어야만 되는것은 아니다. 단보당 잘 발효시킨 퇴비를 매년 3톤정도 이상 줄때는 석회를 별도로 주지 않아도 된다.

 
네번째로 토양유기물은 철과 같은 중금속이온의 유해 작용을 감소시킨다. 토양유기물이 많은 토양은  비료나 농약을 다소 과하게 사용했을 경우도 피해가 적다는 것이다. 오래된 얘기지만 5,16이후 울산을 공업도시화 할때 공단주위에 복숭아를 비롯해 과실나무가 매연등의 공해로 피해를 많이들 입었는데 이때 영양제나 농약으로는 처방이 못되었는데 잘발효된 퇴비로는 수세를 높여 거의 정상적인 재배가 가능했다는 얘기는 우리 인간도 아무리 전염병이 창궐하더라도 건강한 사람은 이겨낼수 있다는 것과 같을것이다.

 
다섯 번째로 토양유기물은 토양의 물리적 구조를 개선시킨다. 토양유기물이 없는 땅은 홑알조직(單粒조직)으로 좋은 토양의 조건인 통기성,배수성,보수성,보비력이 나쁘고 비가 올때 과습과 가뭄의 피해가 심하고 비료의 유실과 산성이 강한 벽돌장처럼 굳기 쉬운 땅이다. 그러나 토양유기물이 많은 토양인 떼알조직(團粒조직)은 홑알조직의 반대로 스폰지처럼 탄력이 있는 친환경농업을 하기에 좋은 물리적구조를 가진 토양이다.

 
여섯 번째로 토양유기물은 토양을 갈색 또는 암색으로 검게 함으로서 복사열을 받아 지온을 높게 하며 분해 할때 나오는 열량도 역시 지온을 높여 준다

 
일곱 번째로 토양유기물은 유용한 미생물의 활동을 촉진한다. 결국 이말은 토양속의 미생물들이 토양유기물속에 있는 탄소를 에너지원으로 하고 질소는 영양원으로 하여 지속적으로 번식을 하고 또 활동을 하므로서 땅속에서 작물생육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여덟 번째로 토양유기물은 유효인산의 고정을 억제한다. 식물 성장의 3대 요소인 질소,인산,가리중에서 인산은 그중에서 흡수율이 가장 낮다. 그래서 토양에서 유실 되는것과 고정도 많은데 이를 막기위해 토양유기물이 많을때는 토양유기물이 인산을 흡착하고 있고 미생물의 활동에 의해 작물이 뿌리를 통해 원할하게 이용를 하게 하는 좋은 기능이 있다.

 
최근에 퇴비의 소재로서 각광을 받고 있는 목재퇴비(톱밥퇴비)의 경우는 토양유기물(부식)생성량이 볏짚퇴비의 3배 이상이고 염기치환용량은 볏짚퇴비의 7배로 높고 기계적 물리적 효과의 지속성도 볏짚퇴비의 4배이상 이므로 지력을 빠르게 높이는 퇴비소재 선택에 참고 했으면 한다.

 

 

출처 : 흙살림 신문

 


 

 

출처 : 오두막 마을
글쓴이 : 나무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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