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짓는 집은 3칸 귀틀흙집입니다. 안방, 거실겸 부엌 ,건너방, 욕실을 배치할 계획입니다.
이집은 펜션스타일의 대규모 집을 짓고자하는 사람들 보다 가진 것 없는 이들이 시골로 귀농하여 정착하고자 할 때 전문 목수 없이 손수 쉽게 지을 수 있는 집입니다. 시골로 거처를 옮겨 사는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이들보다 농사를 업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집짓기 방식입니다. 빈집을 수리해서 살고자 하는 이들도 있으나 새로 짓는 것 못지않게 돈도 많이 들고 일이 성가십니다. 부부 두사람만의 노동력을 기본으로 한, 두사람의 조력자만 있으면 따듯하고 건강에도 좋은 흙집을 저렴하게 직접 지을 수 있습니다. 나무가 흔하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면 비용을 더 낮출 수가 있겠지요
산 골에서 흙집을 지어본 결과 통나무 토막으로 벽을 쌓는 막흙집 방식은 비가 오거나 할 때 덮고 벗기는 번거로움을 수반하는 단점이 있으며 귀틀집방식은 홈파고 벽체를 쌓는 간단한 기술만 습득하면 어떤 규모와 형태의 집도 지을 수 있습니다. 벽체도 얼마든지 두텁게 지을 수 있는 장점이 많은 공법입니다. 말구 대 여섯치 정도의 값싼 간벌목을 쓸 수 있으니 비용절감에도 유리하나 높은 위치에 무거운 통나무를 쌓는 것이 힘듭니다만 머리만 쓰면(도르레 원리) 그리 어려운일은 아닙니다.
위의 그림은 귀농초기 시골정착을 위해 짓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기능적인 집의 도면입니다. 막사발이 오래 고민하며 구상한 형태로 소수의 손님들도 머물수 있으며 난방, 온수공급장치, 구들침대등 3가지 이상의 기능을 하는 벽난로를 부엌을 겸한 거실에 설치합니다. 평소에는 벽난로에 불만 피우고 손님 방문 시 바깥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방식으로 막사발의 아이디어가 모두 집결된 매우 편리한 구조의 집입니다. 이집을 교두보로 시골생활을 하다가 필요할 시 연결하여 크기를 늘여 나가는 아주 쉬운 방식입니다.
자재가 완비된 상태에서 장정 두사람이 한달 정도 부지런히 작업하면 지을 수 있으며 벽체와 구들작업을 합해서 평당 백만원정도로 저렴하게 지을 수 있답니다.
일단 시골에서 14평 정도의 공간인 이 집을 짓고 살다가 자리를 잡고 여유가 생기면 기존의 집에 잇거나 덧대어 크기를 본인 취향대로 늘려 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새 큰 집이 되겠지요
요즘 팬션바람이 불러 금수강산 곳곳에 외국스타일의 집들이 날카로운 직선미를 자랑하며 부드러운 산세의 우리 산하를 압도하며 언덕위에, 개울가에 우후죽순처럼 지어지는 모습을 보면 웬지 가슴이 답답하고 허전합니다. 코큰 서양미인을 우리 산골에 데려다 놓은 듯한 언밸런스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산하에는 조선 여인처럼 나즈막하고 둥그스럼한 집이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난방은 구들난방 방식을 쓸 작정입니다. 우리 동네가 전기가 없는 산골인 탓도 있으나 거주하는 사람들의 심신의 건강을 생각하면 나무를 때는 구들 난방방식이 더 좋다고 여겨집니다. 손하나 까딱안고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집에 들어오면 손하나 움직이기 싫어 하는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서 힘든 운동은 잘도 하는 세상입니다. 뭔가 돈을 투자해야 건강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해서는 일상의 노동을 운동으로 여기고 삶자체를 운동하듯이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용불용설이 맞다면 말입니다. 쇠통속에서 기름이나 가스가 타는 불은 물은 데울 수 있어도 감성의 불은 밝힐수 없습니다. 장작이 타는 소리와 송진내음피우는 너울불꽃이 메마른 가슴에 사랑과 감사의 불을 지펴주면 마음도 덩달아 건강해 지겠지요 시골 삶은 기본적으로 몸을 많이 쓸 것을 요구한 답니다. 몸쓰기 싫은 사람은 시골로 가지말아야 합니다. 본인 피곤하고 가족들도 힘들어 집니다.
이번에 짓는 집에는 벽난로와 온수제조 , 안방바닥난방. 가마솥 사용등 1석 4조의 기능을 가진 아궁이를 거실에 설치할 예정입니다.
산골에서 집 지으려니 일손이 부족해서 우리 카페의 회원님들 힘을 빌기로 했습니다. 사방에서 많은 님들이 기꺼이 참여해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에 참여하시는 님들은 이왕지사 멀리서 없는 시간에 오시느니 많큼 많은 것을 담아 가셧으면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짓다보면 한 채 눈비를 피할 수 있는 집은 스스로 지을 수 있는 유능(?)한 사람으로 변신할 겁니다.
요즘 밤에는 무척 쌀쌀합니다. 해도 무척 짧아지고 가을은 점점 깊어 갑니다.
2004. 9. 15
언제나 생태마을을 꿈꾸는 ...
막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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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막사발 생태마을 글쓴이 : 막사발 원글보기 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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