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스크랩] 고추농사 어떻게 할 것인가(1)

동곡 2005. 5. 20. 11:39

 

 농사의 기본은 당연히 토양이다. 당연히 고추농사의 기본 또한 토양이다. 따라서 토양만 가자고 고추 얘기를 하고자 한다.

 

토양의 기본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토양은 자연의 모습과 가장 근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현재 산과 들의 모습은 초록이 한창이었을때와 마찬가지로 낙엽과 마른 줄기로 덮혀 있어 좀처럼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다.

가을걷이가 끝난 대부분의 고추밭은 어떠한가?. 필름으로 피복을 했건 안 했건 속살이 드러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나가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물며 생육중에는 오죽하겠는가.

온 산야에 초록이 무성할때는 길을빼고는 흙을 찾아 볼 수 없다. 단 한 곳 우리의 고추밭, 담배밭, 등등은 예외이다.

 

물론 여러가지 자연멀칭 방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심지어 제초제를 치지 않는 답시고 새벽부터 골의 풀을 뽑으면서 무농약-무제초제의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풀을 뽑는 것은 그 노동의 강도와는 별개로 제초제 살포에 거의 근접하는 반자연적인 작업이다. 고추는 작물이기에 앞서 하나의 생명이며-식물이므로 다른 다양한 생명과 더불어 공존하는 다양성을 통해 자신의 생존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공존을 통하여 자연을 구성하는 하나의 생명으로서의 자기 역활을 다 할 수 있다. 잡초 뽑기는 고추와 여러 잡초간의 경쟁과 공존의 틀을 부수는 위험한 일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잡초를 제거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온갖 잡초가 골을 메워 통풍이 안되면 고추는 온갖 병해의 희생양이 되고 말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병이 오는 것 또한 자연의 섭리이다.

 

문제는 잡초와 고추가 공존하면서 통풍의 방해를 받지 않는 형태로 가야한다는 것이다.필름이나 부직포로 골에 멀칭을 하는 반 자연적인 방법은 논외로 하고

 

볏짚으로 멀칭을 할 경우 통풍의 방해는 받지 않으면서 토양 표면의 미생물을 활성화시키고수분을 보전하는 효과는 거둘 수 있으나. 자연의 본 모습인 식물 종 다양성과 그 결과물인 미생물 종 다양성의 효과는 거둘 수 없다. 또한 볏짚 소요문제, 그리고 대부분 짱박혀 사는 꼴통농부들에게는 볏짚구하기, 비용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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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답은 무엇인가.

고추 이식 전 후 추파용 호밀( 현재 공급되는 거의 대부분의 호밀)을 골에 점파하면 된다.

가을 파종종자를 봄에 파종할 경우 화아분화를 하지 않아서 호밀의 경엽이 위로 자라지 않고 엽만 발생해서 하트처럼 골을 장악하게 된다. 당연히 틈새로 여러 잡초들이 나오게 되는데 잡초의 발생정도는 호밀의 파종시기, 발아세, 생육정도와 반비례한다. 호밀은 장마전까지 힘껏 자라다가 장마가 닥치면 좌지 후 지상부만 고사한 채 여름을 나고 찬바람이 부는 8월말 9월초면 다시 생육을 시작하게 된다. 중간중간에 호밀의 엽선부(엽끝)가 고추 줄기에 닳을 경도가 되면 낫이나 예취기로 베어주면 된다.

 

이럴경우 자연멀칭, 배, 보수,병 발생 억제, 식물 종 다양성의 확보(윤작효과), 미생물 종 다양성의 확보,토사유실 방지,포지에서의 퇴비 발생,뿌리의 활력촉진,내병성 증가로 무농약농사로의 손쉬운 접근, 고추 건조비율의 혁신적 향상, 품질 향상(고추에서 향긋한 단내가 난다)등의 여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호밀과 윤작의 고추재배에 관하여

윤작은 자연의 동 시공간에서의 다양성을 한 공간에서 시간적인 순서상으로 억지 구현하는 것이다. 학술적인 의미에서 윤작은 근연관계가 먼 종들을 번갈아 심는 것을 의미하지만 진정한 윤작은 호밀, 밀, 보리 등과  같은 나란한 맥 식풀을 고추,담배, 콩 및 배추와 같은 대부분의 채소식물을 포함하는 그물맥 식물과 번갈아 심어야 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고추 골 호밀사이갈이는 그물맥 식물과 나란한 맥 식물을 순차적으로 심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다양성 그대로 동시공간에 배치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활용하고 있는 가을 호밀파종을 하고  봄에 로타리 작업 후 고추를 심는 것은 토양 내부의 산소 및 질소의 순환 및 통기 측면에서 자연의 흐름 및 고추의 생육과 역으로 작용하게 되어 있다. 호밀을 천년만년 가을에 심고 봄에 로타리 작업 후 고추를 심어보아라. 트렉터 없는 사람은 비용또한 만만치 않다.

혹 로타리를 안하고 호밀을 그냔 뉘인체 채소를 심으면 모를까?.

 

사실 지금 제시하는 방법을 통해 얻는 가장 큰 기쁨은 좀 더 쉽고 자연적인 방법을 통하여 상생의 농업에 입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무농약, 무제초제 농업이 '인식에서 실천으로'라는 사상적 징검다리를 건너야 했다면 이 방법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업으로 '실제 작업에서 공존의 인식'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영양제는 다들 베테랑일 것이니 생략한다.

 

 

끝으로 저는 고추농사를 짓지 않습니다. 몇 년전 번개불이 스치 듯 호밀을 가을이 아니라 봄에 심어야 한다는 판단이 서서 아는 농부들을 통해 2001년부터 실험을 해서 거의 완성 지점에 있습니다.

방법론 및 사례, 기후에 따라 일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다음을 기약하겠습니다.

 

 

영월 사하원

 

 

 

 

출처 : 오두막 마을
글쓴이 : 사하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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