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2004. 10. 8 )저녁에는 천정에 올라갈 판재를 한차 사서 싣고 마을로 올라 갔습니다.
가는 길에 시장도 보고 건자재상에 들러 자질구레한 건축자재들을 사고 하다보니 늦은 저녁에야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일찍와서 기다리고 계시는 무아님, 솔향님과 인사를 나누고 준비해간 메기 매운탕으로 저녁을 먹고 막걸리도 마시며 사는 애기들도 나누었답니다.
토요일 새벽 선잠에 눈을 뜨고 불길한 예감에 창을 열어 보니 빗방울이 뿌립니다. 예보상으로는 금요일 저녁부터 온다던 비가 막사발 집짓는 다고 쉬는 가 했더니 끝까지 참아주지를 않더군요. 다행히 아침 식사후에는 빗줄기가 가늘어 지며 마침내 비가 그칩니다. 하늘은 여전히 찌부둥하지만 그런대로 하늘이 막사발을 돕는 듯합니다. 무아님과 솔향님 더러 벽체용 나무 박피를 부탁했습니다. 서까래 와 대들보 사포질도 해야 하는 데 나무들이 젖어서 난감한 지경이었으나 다행히 비가 그쳤으니 오후쯤에는 사포질이 가능할 듯도 합니다.
육각지붕의 대들보는 막사발도 머리속으로만 연구한 것이지 실제 올려 본 적은 없는 터라 현장을 둘러 보며 생각을 거듭한 끝에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육각 벽면 가운데 지점을 찾아 열두자 대들보 네개를 걸어 사각을 만들고, 다시 12자 두개를 얹어 그 위에 동자기둥을 세워 마지막으로 상량을 올렸습니다. 처음 네개의 대들보를 걸쳐보니벽체의 높이가 달라 대들보 받침목을 깍아서 받쳐 수평을 잡았습니다.
지붕모양을 궁리하여 생각을 정리한 다음 일단 미리 사포질을 해둔 대들보를 올렷습니다. 대들보를 올리고 통나무를 잘라 일정한 높이로 서까래를 걸칠 처마도리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막사발이 처마도리를 만드는 동안 솔향님과 아랑님의 오라버니께서는 벽체흙바르기 준비작업을 해 주셨습니다. 콘크리트시공할 때 쓰는 메탈라스를 벽체높이로 잘라서 붙이고 세로로 각목을 고정하는 꼼곰하면서도 힘든작업입니다만 두분다 연세가 있는 지라 몆번 해 보시더니 금방 익숙해져서손발이 척척맞아 잘도 하십니다.
종래의 귀틀흙집 벽체는 통나무 두께(약 20센티)가 고작이라 벽이 얇은 관계로 단열과 보온에 문제가 많았습니다만 두치(6센티)두께의 각목을 세로로 또 가로로 원하는 두께로 만들고 그 사이에 흙을 채우면 본인이 원하는 벽체두께를 만들 수 있습니다. 통나무를 잘라 흙으로 쌓는 막흙집방식이나, 토담집 , 흙벽돌 방식에 비에 흙도 덜 쓰면서 벽체는 아주 투텁게 할 수 있는 것이 귀틀흙집의 장점입니다. 이는 수년전 청주에 사시는 김목수님으로 부터 배운 방식입니다.
각목을 붙이기 위해 메탈라스를 미리 붙여줍니다. 메탈라스는 벽체속에서 흙을 잡아주는 철근 역할을 한답니다.
일요일 오후 상량을 위해 동자기둥을 다듬는 작업을 하는 도중에 시골기차의 낙동강 회원님들이 산너머 거창 가북면에서 전국 정모를 마치고 우리마을에 들려 격려를 해 주시고 가셨습니다. 좌로부터 태종대님, 김목수님 , 우성님입니다. 뒤에 몰운대님이 살짝 보이는 군요
배냇짓님, 열변중이신 여울님, 청죽님이십니다.
컴에서만 만나다 실제로 면면을 대하니 반가움이 더합니다. 우리는 어쩌면 시골, 자연 동호회원들이 아닐까요 짧은 만남이었으나 여러가지 도움되는 말씀을 많이 배웠습니다. 방문해주신 시골기차 낙동강 회원님들 돼지고기 막걸리 잘 먹었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손님들이 돌아가신 후 동자기둥을 깍아세우고 상량을 올렸습니다.
축을 하는 장면입니다.
돼지머리도 없는 약식 상량제입니다.
상량을 마치고 귀 서깨래 6개를 얹고 나니 어둑살이 깔립니다. 이집은 거실과 방이 각각의 지붕을 갖는 구조이지요. 그냥 한 지붕으로 만들면 너무 재미가 없겠지요
근자에 해가 많이 짧아졌습니다. 산봉우리의 나뭇잎들부터 붉은 색 물이 듭니다. 어느덧 가을이 깊어 갑니다.
감사합니다.
2004. 10. 13
언제나 생태마을을 꿈꾸는 ...
막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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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막사발 생태마을 글쓴이 : 막사발 원글보기 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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