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아침부터 흙반죽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흙집의 최대 난제가 흙반죽 작업입니다. 비록 열평규모의 작은 집이지만 무지 많은 양의 흙이 소요됩니다. 사람의 힘으로 하기에는 힘이 많이 들지만 굴삭기를 쓰면 간단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한라산 분화구 형태로 흙무더기를 만들어 반죽하기 몇일 전에 물을 저장해 두었다가 물이 흙무더기에 골고루 베어 들도록 한 후에 반죽을 하면 매무 찰지게 반죽이 됩니다.
우리 마을의 흙은 황토라기 보다는 백토에 가깝습니다. 몇년전에 백토( 고령토를 말하며 품질에 따라 도자기와 화장품용 등의 원재료로 쓰임)를 채취하는 업자가 백토를 채취하고 버린 백토주변의 흙입니다. 점질이 매우 좋으며 건조후에 갈라짐이 없는 것이 우리 마을 흙의 좋은 점입니다. 혹자는 황토가 좋다는 둥 설이 많으나 백토나 황토나 같은 흙이라는 점에서 흙집이 가지는 장점도 같다는 것이 막사발의 개인생각입니다. 장사꾼들의 세뇌작전이 막사발에게는 잘 통하지 않습니다. 흙집을 지을 때 마구퍼서 쓸 수 있는 흙이 가까이 있다는 것은 아주 복이 많은 경우입니다. 이런 점을 잘 살펴서 삶터를 구하는 것이 유리하겠지요.
골고루 누르고 문질러 찰지게 흙반죽을 하고 비닐을 덮어서 일주일 정도 숙성을 시킵니다. 흙반죽을 마치고 서까래를 걸었습니다. 서까래를 작업은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서까래를 걸고 송판을 치기 전까지는 발디딤이 힘든 관계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위를 잘 살펴 천천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요일 아침 일출광경입니다.
일요일도 종일 서까래를 걸었습니다. 콩밭에는 콩들이 무성한 잎을 떨구고 주인이 거두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만 콩꺽을 시간이 없군요
대들보의 모서리는 서까래 말구를 쐐기꼴로 다듬어 아귀를 맞추어 걸어야 합니다.
일요일 오전에 서까래 작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용마루의 모습이 훌륭합니다.
오후에는 송판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처마 끝선에 먹줄을 놓고 송판을 붙입니다. 올해는 계절의 흐름이 매우 빠른 듯합니다. 오후부터 기온이 떨어지며 찬 바람이 붑니다.
먼산 꼭대기부터 쳐 내려 오는 단풍이 어느새 우리마을까지 쳐들어 오고야 말았습니다. 이대로 한 주일만 더 흐르면 만산 홍엽일 듯합니다. 가을은 아름다우나 쓸쓸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지요
귀틀집 송판 작업중 지붕위에서 만난 고염입니다. 가만이 들여다 보니 잘 익은 놈도 있더군요 이놈들이 서리를 맞아 농익으면 단지에다 담아두고 겨우내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가을이 주는 선물입니다.
2004.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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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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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막사발 생태마을 글쓴이 : 막사발 원글보기 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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